세계여행 99일째

여행을 시작한지 99일째다. 와이프는 옆에서 잔다. 오밤에 글쓰는것도 오랜만이다.

뭔가 감성적인 글을 쓰려니 오그라든다. 여행중에 만난 태국인 친구 파는 우리 보고 여행 100일마다 기념 파티를 하라고 했다. 내일이 그 여행 100일인데 우리는 아마 종일 버스에 있겠지.

글쓰기

블로그에 일기는 35일째에서 머물러있다. 두달이 넘게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너무 많다.
주저리 주저리 그 이유를 나열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그냥 이렇게 다시 쓰면 되지 않나?

티티카카

여행 99일차가 되니 변한게 하나 있다. 흥정에 능숙 해졌다. 더이상의 호갱투어는 없다.
30솔에 티티카카 호수안에 있는 섬을 다녀왔다. 배로 왕복 5시간이다. 바다도 아닌것이 마치 바다같은 호수였다. 볼리비아 해군기지가 있다는 그 호수. 티티카카 호수는 해발 3800m에 위치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호수란다.

고산병

티티카카 다 좋은데 숨이찬다. 고산병이라는게 적응의 문제라는게 새삼 실감난다. 페루의 수도 리마는 해발 400m 그리고 그 이전에 있던 곳, 콜롬비아 보고타는 해발 2500m. 그리고 이전 도시는 해발 2700m 쯤 되는 과테말라 쉘라였다.

쉘라에 한달여 있는 동안 투통에 시달리곤 했는데 추워서 그런줄 알았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와서 투통이 싹 사라진후 그것이 고산병 증세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다 해발 400m의 리마로 왔다. 날씨가 더운것 빼고는 살만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문제는 리마에 너무오래 있었다. 고산적응이 끝났는데 리마에서 리셋이 됐다.

리마에서 해발 3400m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극강의 고산증에 시달렸다. 손발이 저리고 호흡도 어려웠다. 첫날밤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 여행을 그만 끝내고 한국으로 그냥 후송되어 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잠을 도대체 잘수가 없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버스타고 쿠스코에 오나 싶다. 나에게 페루는 그냥 고산증에 나라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됐다.

물론 고산증때문만은 아니다. 중간에 증발해버린 내 아이폰도 그렇고, 유적지의 살인적인 물가도 그렇고, 나에게 페루는 이제 안녕~ 내일은 볼리비아다.

볼리비아

사실 여행중에 수없이 듣는 이야기중 하나는 이렇다.
“볼리비아 거지같은 나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니는 갑이었다.”

그래 그 거지같은 나라 내일이면 도착한다. 기대해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