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볼리비아 우유니에 도착했다. 계획대로라면 수도인 수크레로 가야했지만 역시나 장기 여행은 변수가 많다.
볼리비아 선거가 코앞이라 수크레로 가는 버스가 모두 매진됐다. 사실 매진된건지 아예 운행을 안하는건지 모르겠다. 암튼 다음주 월요일이 되야 버스가 있단다. 결국 수크레를 포기하고 우유니로 왔다. 물론 라파즈에 몇일 보낼수도 있었지만 나나 와이프나 모두 원치 않았다.
우유니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쯤 아직 해도 안떴다. 다행인건 여행객들이 많아서 아침식사와 샤워를 제공한다는 까페 삐끼(?)라고 하긴 뭐하고
암튼 아줌마가 터미널까지와서 우리를 이끌었다. 인터넷이 된다는 이곳 카페도 인터넷은 그다지 좋지 않다. 연결이 됐다 안됐다 반복된다. 쿠바도 아닌것이 인터넷은 포기! 일기나 쓰자.
역할 분담
여행 50일이 넘어서면서 나와 와이프의 역할이 어느정도 갈렸다. 스페인어가 나보다 유창한 와이프는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나에게 짐을 맡기고
여기저기 숙박을 알아보러 다닌다. 때론 여자 혼자 보내는게 안쓰럽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대신 나의 역할은 짐꾼이다. 와이프가 없는동안엔 짐을 보며 보통 멍때린다. 아무래도 노트와 펜을 하나 사야겠다. 오늘처럼 카페에 앉아 있을수만 있다면 노트북을 꺼내 글이라도 쓰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길바닥 위에서 짐을 내려놓고 멍때리기 일쑤다. 왠지 뭔가를 끄적이지 않고 멍때리고 있으면 시간이 아깝다.
우유니
밤버스에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우유니로 출발했다. 그동안 수없이 들었던 그 갑질(?) 우유니! 그런데 우유니 투어는 마츄피츄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었다. 중간에 밥도 주고 가격대비 꾀 괜찮은 투어라는 생각이든다. 소금사막에 물이 좀더 찻으면 어땠을까? 조금 아쉬움이 들기도하지만 하루종일 사진 찍느라 우리 웨딩촬영보다 힘들었다. 그래서 또 가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다. 우유니도 그랬고 마츄픽츄도 그랬지만 이런 유명 관광지를 다녀왔을때 그 무엇이 나에게 주는 특별함 보다는 언젠가 옆지기와 맞아! 그래 그랬지! 하며 추억꺼리가 하나 더 생긴거 같아 좋다.
여행 100일
여행 100일엔 파티를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우유니에서 100일을 보냈다. 나도 뭔가 여행 백일에 대한 소회를 써보고 싶지만 100일이라는 시간이 소회를 남기기엔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것 같다. 200일에 다시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