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Day 14, 인터넷이 없는 나라 쿠바 그리고 까사

2015년 11월 23일

어제 만난 유진씨 안내로 밤늦게 싸돌아 댕겼더니 엄청 피곤했나보다 일어나니 11시가 넘었다. 아… 나도 20대엔 밤새 놀았는데..ㅎㅎ 오늘 일정은 뭐 늘 그렇듯 첫날이니까 동네 마실이다. 어슬렁 어슬렁 동네 주변을 돌다가 배고파서 먹은 첫끼는 길거리에서 파는 볶음밥!. 가격은 10모네다 였나? 일본식 챠슈를 하나 올리면 2모네다인가 더 비싸다. 그래봐야 우리나라 돈으로 5~600원정도한다. 근데 중요한건 맛이 없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길래 한번 먹어볼까 했는데, 역시나 가이드북은 나의 여행이 아니라 글쓴이의 여행이다. 차라리 우리나라에서 파는 컵밥이 더 맛있을꺼 같다. 물론 먹어보진 않았지만,…

인터넷을 할수있는 공원

길을 걷다보면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스마트폰이며 노트북을 꺼내놓고 열중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이곳이 쿠바에서 인터넷을 할수있는 공간이다. 보통 주요 호텔이나 큰 공원 주변에서 유료와이를 쓸수있다. 속도는 그닥 느리지 않다. 참고 쓸만 한 수준이다. 이곳을 어슬렁 어슬렁대다 누군가 눈이 마주치면 “와이파이?” 이런다. 그럼 “오케이” 하면서 3쿡을 건내주면 와이파이 카드를 한장 준다. 참고로 이 카드는 매장에서 2쿡에 살수있다. 와이파이 카드를 사긴 했지만 이미 난 쿠바행 비행기를 타면서 바깥 소식에 대한 궁금증을 버린지 오래다. 제대로 쓸수 있을까나 모르겠다.

아바나 밤거리

쿠바는 역시 듣던대로 치안은 매우 좋다. 자꾸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귀찮을뿐 소매치기를 한다거나 험상궂게 생겨도 위협을 하지 않으므로 체감 치안 지수는 더더욱 좋다. 어제 걷던 오비스포 거리를 다시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사먹어본다. 어제 그맛은 아니다. 역시 이틀만에 배불렀군!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아는 곳은 없고 들고 나온 돈이 사실 어제 갔던 La Luz 모네다 식당을 기준으로 딱 고만큼만 들고 나온터라 갈데가 없다. -_-; 헐퀴,.. 우리가 예산을 너무 적게 잡았나? 분위기만 보고 들어가본 식당은 칵테일 한잔값이 우리 둘 밥값과 맞먹는다. 안되겠다. 일단은 어제 갔던 식당에서 끼니를 떼우자.

든든히 저녁을 먹고 또 무작정 걷는다. 오비스포 거리를 끝까지 걸으면 해변이 나온다. 사실 해변이라기 보다는 항구인듯 싶다. 여기는 또 분위기가 다르다. 조용하고 한적하고 건물들도 다 유럽식이고,.. 그러고 보니 쿠바는 스페인 식민지였기 때문에 유럽식 건물이 많을수밖에 없다. 조용한 아바나 거리를 걷다보니 왠지모르게 북한의 평양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까사에 대한 환상

쿠바로 오기전 나는 몇가지 환상이 있었다. 그 첫번째는 바로 까사에 대한 환상이었다. 어느 까사(민박)를 가면 아침이 맛있고 보통 저녁은 돈을 내고 먹는데 그중에서 랑고스타가 정말 맛있다는 얘기. 아무래도 쿠바에 대한 경험이 없던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인지라 머릿속에 그렸던 까사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에 굴뚝이 있는 단층집이었다. 그리고 해가 진 저녁에 창밖에서 창 안을 들여다보면 주방겸 거실이 보이고, 인자한 까사 아주머니가 식탁위에 맛있는 랑고스타를 올려주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곤했다. 하지만 그런 까사는 이곳에 없다. 현실의 까사는 다 쓰러질듯한 유럽식 건물에 층간이 어찌나 높은지 천장은 농구골대보다 높고, 1층에 있음 참 좋으련만 보통 2~3층에 위치한 까사는 캐리어를 끌고 올라가려면 죽을 맛이다. 그리고 도어 벨을 누르면 사람이 나오지않고 2층에서 키를 밧줄에 메어 내어준다. 뭐 까사마다 다르겠지만 아바나 현지에서 이틀간 체험한 나의 경험은 나의 환상을 완벽하게 깨버렸다. 그래도 뭐 괜찮다. 이곳은 쿠바니까!

불꽃남자

UI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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