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2일
어제는 결국 새벽 3시에 잠들었다. 물론 마무리를 다 하지 못한채 잠이 들었다. 이제는 어쩔수없다. 쿠바로 떠나는 수밖에,..
멘붕의 연속
늦게 잠든 탓에 몽롱한 상태에서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갔다. 공항까지는 모처럼 순조로웠다. 걱정했던 것 처럼 캐리어의 무게가 들지 못할 정도가 아니어서 그런지 R1버스도 쉽게 올라탔다. 그리고 공항가는 ADO 버스도 이젠 식은 죽 먹기다! 라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공항에서부터 시작됐다.
생각보다 가벼웠던 캐리어는 23kg를 훌쩍 오바했다. 분명 가벼웠는데 여전히 23kg을 넘은 것이다. 그래서 또다시 캐리어를 열고 책들을 작은 가방에 옮겨 담았다. 내 배낭과 캐리어 모두 23.7을 찍었다. 유후~! 이 숫자 참~ 절묘하다. ㅋㅋ 어찌됐든 24kg는 넘지 않았고 몇 백그람 차이인데 돈 더내라고 하지 않겠지. ㅋㅋㅋ 다행히 통과~!
기쁨도 잠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티켓을 잃어 버렸다. 헐퀴! 분명 있어야 할 티켓이 내 손안에 없다. 어쩌지? 분명 여기에 있어야하는데 아무리 뒤져 봐도 없다. 자자 생각해보자. 분명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때 티켓을 보여주게 되어 있고, 보여줬으니까 검색대를 통과해 나왔다. 그리고 검색대에서 열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으니 분명 티켓은 이 곳 어딘가에 있다. 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래 니가 뛰어 봐야 벼룩이지! 조용히 검색대 직원에게 여길 통과하면서 티켓을 잃어버렸다고 했더니 내 뒤를 가르킨다. 다행히 먼저 티켓을 발견한 직원이 우리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티켓은 다시 내 손에~~ 🙂 또다시 통과~!
창밖으로 몇일전 우리가 묵었던 호텔존의 모습이 들어온다. 아~ 정말 떠나는구나. 굿바이 깐꾼! 20일 뒤에 돌아올께! 기다려라. 쿠바까지는 한시간 반 남짓 된다. 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것만큼 짧다. 여튼 승무원이 입국때 필요한 서류를 나눠준다. 헐퀴 또다시 문제봉착! 서류에 적을 도착지 주소를 뭐라고 써야하지? 애초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기에 가이드북에 있는 주소를 적기로 했는데, 가방을 뒤져봐도 가이드북이 나오질 않는다. 헐퀴! 놓고 온건가? 아놔~ 이 중요한 찰나에 알만한 주소는 한개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 몰라! 다행히 어제 받아놓은 지도가 있으니 지도에 표기된 까사 이름 아무거나 적자!. 이렇게 대충 통과~!
그리고 잠시뒤,… 비행기가 엄청 흔들린다. 터뷸런스를 만났나보다. 쿠바엔 비가온다고 와이프가 듣고 전해줬는데 아마 비 때문이겠지. 그리고 또 몇 초 후 엄청 흔들린다. 마치 롤러고스트를 타는거 같아. 괜히 신난다. ㅋㅋㅋ 오예~ 그러더니 갑자기 착륙을 시도하던 비행기가 다시 뜬다. 몇 분후 방송이 나온다. 쏼라쏼라~ 영어로 좀 해주지. 죄다 스페인어로만 해준다. 아마 날씨탓에 착륙에 실패한 듯싶다. 한 30분을 한참 날아 다시 돌아와 착륙에 성공~! 기내에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진다. ㅋㅋㅋㅋ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네~ ㅋㅋ 나도 박수~ 짝짝짝~
뱅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대 앞에 섰다. 다행인지 대충인지 아까 주소를 뭘로 적나 고민했던 종이는 받지도 않고, 깐꾼에서 사온 쿠바 비자 반쪽만 떼어간다. 통과~ 뭐야? 뭐가 이렇게 대충이지? 암튼 다행이다 싶었는데,… 문제는 내 배낭이었다. 배낭과 캐리어를 찾아 카트에 실어나가는데, 공항 직원이 또 잡는다. 또 스페인어로 쏼라쏼라~ 아무래도 뭔가가 내 배낭에 의심스러운게 있나보다 아니나다를까 짐 부치는 영수증 택에 뭔가가 줄이 쫙좍 그어져있다. 결국 나는 한쪽에 불려가서 내 짐을 다 쏟아야했다. 젠장. 뭐가 있다고 -_-;,.. 이건 옷이고 저건 블루투스 스피커고 저건 충전기고 그래 뭐? 뭐가 있다는거야? 젠장… 이유도 모른체 다시 짐을 쌌다. 아무래도 블루투스 스피커가 켜져있는게 문제지 싶다. 폭탄으로 의심했나? ㅎㅎㅎ 어쨌든 또 다시 통과~!
쿠바 택시
드디어 공항을 빠져나왔다. 폭우가 쏟아진다. 징크스같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여기 날씨는 이제 곧 좋아질테니~ 🙂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같은 비행기에 탔던 한국 여자분을 만나 이따 나가서 같이 택시타자 했는데 우리가 너무 늦게 나오는 바람에 먼저 갔나? 안보인다. 에이 운이 안 좋쿠만 택시비 아낄수 있었는데, 어쩔수 없이 환전을 하기 위해 긴 줄에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이내 곧 그 여자분이 나온다. 오잉? 안가셨네? 그런데 그분 짐이 하나 없는거 같다. 아니나 다를까 짐이 도착 안한거다. 헐퀴! 얘기로만 듣던 사례를 눈앞에서 보니 아~ 이래서 와이프가 돈은 항상 들고 타라 했구나 싶다.
못난이 형제들
공항 밖에서 환전하려구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또다른 한국 여자분을 만났다. 이분은 23살에 어리지만 우리에겐 신과 같은 존재로 센트로로 들어가는 싼 택시를 안내해주었다. 우리보다 먼저 1주일 쿠바에 있었을 뿐인데 뭔가 여행자 포스가 남다르다. 🙂 아무튼 이분 이름은 유진이다. 유진씨는 2시간 일찍 왔는데 항공사에서 탑승수속을 빨리 닫는 바람에 표를 날렸단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다시 까사로 돌아간다고,.. 그리고 아까 짐을 못찾은 이 여자 분은 혼자서 남미를 여행중이고 이제 마지막인 쿠바를 찍고 한국에 돌아갈 예정인데 짐이 안와 멘붕중,.. 이름은 솔지라고 한다. 여튼 유진씨, 솔지씨 우리 둘,.. 공항에서 센트로에 가는 택시는 뭔가 못난이 4남매가 만난 느낌이 들었다.
현지 민박, 까사
쿠바로 넘어오기전 몇몇 까사이름을 추천받았는데 사실 어딘지는 모르는 상태다. 대충 아파트 까사를 가라는 것과 요반나 그리고 호아끼니는 가지말라 정도였다. 하지만 어딘지도 모르고 어떻게 숙소를 예약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선 어쩔수없이 유진씨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유진씨왈 본인이 아침에 나올때 5명이 같이 체크아웃한 상태라서 오아끼니에는 자리가 있을꺼란다. 그래서 일단 호아끼니에 가서 1박을 하고 분위기를 파악하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호아끼니에는 4자리는 커냥 1자리도 남지 않았다. 그나마 한자리 남은 것도 우리보다 한발 먼저 도착한 어느 남자분에게로,.. 다행히 호아끼니 아줌마가 다른 까사로 전화를 돌려 우리 넷은 다행히 근방에 다른 까사에 묵게됐다.
호아끼니는 2층에 위치해있는데 올라가는 계단부터가 한 몇백년 지난것처럼 낡았다. 그리고 집안은 생각보다 큰데 거실이라고 해야하나? 이곳엔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숙소임을 증명하듯 여러 한국사람들이 있었다. 분위기는 한인 민박스러운 느낌이었다. 반변에 우리가 묵은 숙소는 좀더 모던(?)하지만 모든 가구에서 담배냄새가 진동하는…. 아,.. 더이상 써봐야 무얼하나. 그냥 그랬다. 그래 일단 여기 이틀만 묵자!
은밀한 밀거래 암환전
숙소에 짐은 풀었고, 이제 얘기로만 듣던 암환전을 하러가야겠다. 유진씨를 따라 일단 환전소가 있다는 길목으로 간다. 숙소에서 한 서너블록쯤 갔나? 얘기로만 듣던 허리에 검색쌕을 찬 흑형들이 모여있다. 유진씨는 당당히 흑형들 앞에가서 쏼라쏼라~ 스페인어로 쑥덕쑥덕이더니 흑형들이 건물안으로 들어가자며 우리를 이끈다. 일단 건물 안에 들어와서는 흥정이 시작된다. 1달라에 얼마를 쳐줄꺼냐인데 우리는 0.95를 받았다. 일단 환율이 1달러에 거의 1쿡에 해당하는데 0.95쿡을 쳐주면 상당히 잘 쳐준 금액이다.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한데,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진씨왈, 쿠바뿐아니라 중남미 국가에서 위조지폐가 많기 때문에 꼼꼼히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받은 쿡을 위폐가 아닌지 살피고 지폐가 찟겨져 있는지도 꼼곰히 본다. 지폐가 찟어지면 가게에서 잘 안 받는다는 팁도 알려준다. 확인이 끝나고 나서야 손에 쥐고 있던 달러를 넘겨준다. 이제 끝인가 했더니 받은 쿡 일부를 다시 모네다로 바꾼다. 모네다는 현지인만 쓰는 국내전용 화폐로 다시 달러로 환전을 할수없는 돈인데, 1쿡에 보통 24 모네다를 받는다고 한다. 보통 가게에서는 1쿡에 23모네다를 쳐준다. 암환전이 끝났다. 뭔가 한편의 영화를 본듯하다. ㅋㅋ
하바나 센트로의 첫인상.
시끄러운 차소리와 쾌쾌한 매연이 코를 찌르고 시청을 제외한 대다수의 건물들이 쓰려질듯한 이곳이 체게바라가 혁명한 그 곳이구나.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그냥 거지같은 나라다. ㅋㅋㅋ 그래! 이게 여행이지. 아하하. 그래 깐꾼은 휴양지였어. 어쩐지 여행하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는데 ㅋㅋㅋ 이곳에서 3주. 뭔가 첫날부터 미션이 떨어진 느낌이다. 버텨라 견뎌라 살아 남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