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지 일주일째에 접어들었다. 이제 고작 1주일이지만 매일 다른 애피소드에 그래 이거였어! 내가 바라던게 이거지 싶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서 떠나왔지만 지금까지는 아주좋다! 물론 늘상 옆에 붙어다니는 껌딱지가 있어서 더 좋다.
월요일에 문닫는 은행
어제 늦게잤지만 오늘은 해야할 일이 있어 부지런떨며 일어났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피곤하다. 오늘의 미션은 환전이다. 다음주엔 쿠바로 넘어가야하는데 그놈의 쿠바가 먼지 환전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생중이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종합하면 캐나다 달러가 갑이란다. US달러는 쿠바 환전소에서 수수료를 왕창 떼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유로나 캐나다달러를 가져가는게 좋단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달러를 캐나다달러로 환전할 생각으로 은행을 찾아다녔는데 왠지 모르게 모든 은행이 굳게 잠겨있었다. 그래서 일단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미 원화에서 달러로 환전해가지고 왔는데 다시 달러를 캐나다달러로 바꾸고 이걸 다시 쿠바 돈으로 바꾼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다. 이중에 삼중 환전인데 캐나다 달러가 갑이라니… 애초에 한국에서 넘어올때 캐나다 달러로 바꿔서 왔으면 모를까 왠지 이건 아니지 싶다. 오히려 오늘 은행이 문을 닫는 바람에 더 깊이 생각해볼수있었던거 같다. 일단 접고 내일 다시 알아봐야겠다.
낮은 너무 더워!
낮에는 은행을 잠깐 다녀왔는데 너무 더워서 사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애초에 세계여행 준비하면서 30도가 넘어가거나 10도 이하인 곳은 가지말자고 했는데, 멕시코의 낮은 30도가 넘는거 같다. 그리고 어찌나 날씨가 변화 무쌍한지 하루에도 비와 해가 서너번씩 왔다갔다한다. 그래서 비가 엄청 쏟아져도 해뜨면 나갈수있겠다 싶은데, 어쨌꺼나 낮에 돌아다니는건 바보짓같다. 그냥 낮엔 자고 밤늦게 노는게 진리인듯! 그래서 다시 숙소로 돌아와 낮잠을 좀 자고 해질녁 6시쯤 되서 어슬렁 어슬렁 동네 마실을 다시 시작했다.
별5개 레스토랑
옆지기가 오늘은 맛있는 해산물을 먹고 싶다며 숙소 카운터를 보고 있던 아줌마한테 스페인어로 쏼라 쏼라 하더니 맛집 이름을 하나 가져왔다. 검색해보니 바로 우리 뒷집이다. 그래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직진!! 일단 들어가 웨이터가 안내하는 자리로 앉았다. 실내를 지나 실외의 한구석 자리를 내어준다. 반바지를 입고나온터에 나무 밑이라… 불안하다. 왠지 모기에 물릴것만 같은 예감. 안그래도 점심에 돌아다니다 모기한방 물리고나서 물파스를 들고 다녔는데 올타커니 잘됐다.
그나저나 이 음식점 메뉴판을 열어보니 가격이 후덜덜하다. 점심에 둘이 먹은 음식 가격이 70페소 였는데 여긴 새우요리 하나가 200이 넘는다.. 아하하하 여기 뭥미? 갑자기 배가 불러진다. 웨이터가 왔다. “음료는 뭐로 하실래요?” 아직 음식도 안골랐는데 음료부터 주문하라고 종용하는 이런 서양시스템 맘에 안들어. “그냥 물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왠지 돈나갈꺼 같다는 불길한 예감, 아니나 다를까 에비앙이 나온다. 순간 “잠시만요…” 와이프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 이거 돈내는거 같은데? 다른거 시킬까? 차라리 와인 마실까? 아까 내가 보니까 여기 와인 한잔이면 우리 마트에서 2병 마실수 있던데? 그럼 그냥 물마시다. “오케이 주세요” “또로로록~ 물따르는 소리가 왠지 모르게 고급진 느낌이다. ㅋㅋㅋ”
진짜 비싸서 그런게 아니라 갑자기 배가불러와 음식 주문권을 와이프에게 넘기고 나는 모기와 사투를 벌었다. 그리고 안되겠다 싶어 자리를 실내로 결국 옮겼다. 그리고 우리 돈 많치? 그냥 먹자하며 가지고온 지갑을 열어봤다. 내지갑에 달랑 100페소 지폐한장이 덩그라니,.. 와이프도 같은 상황… 순간 눈이 마주치며 웃었다. 우리 멍미? ㅋㅋㅋ 단돈 200페소 들고 와서 지금 새우한마리도 못먹게 생겼어~ ㅋㅋㅋㅋ 아놔~ ㅋㅋㅋ
여튼 나온 음식을 잘먹고 계산서를 봤다. 아하하하 웃음밖에 안나와.. ㅋㅋㅋ 1주일치 식비를 고작 문어를 얇게썬 포 한접시와 새우 6마리 그리고 빵 몇개와 디저트 그리고 샐러드와 맞바꾸다니..ㅋㅋㅋ 그 음식 하나하나 다 기억해줄테다.ㅋㅋㅋ 그래 우리 유럽가서 호텔에서 잘꺼 하루 호스텔로 바꾸자! 카드로 결제하려고 계산서를 다시보니 팁만 150페소 아하하하하… 그래 우린 여행부자니까. ㅋㅋㅋ
야간주점
비싼 밥을 먹었는데 왠지 모르게 허기져서 술을 마셔야겠다. 오늘은 이대로 잘수없다. 어제 그렇게 시끄러웠던 광장을 가보자! 여기는 또 어디지? 낮이랑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갑자기 놀이 공원온듯하다. 아하~ 어제 그 비명소리가 놀이기구 소리였꾸나. 역시.. ㅋㅋㅋ 이거저거 구경하다 내 눈을 사로잡는 노상 바가 하나 보였다. 우리 저기 가서 한잔하고 들어갈까? 좋아! 저기가자! 자리를 잡았다. 어깨가 떡 벌어진 인상좋은 바텐더는 아저씨가 우리를 반긴다. 올라 소이 빅토르.. 이름이 빅토르란다. 스페인어 좀 한다는 와이프가 스페인어 좀 해주니까 또 좋아라한다. 나는 소이 페르난도 ㅋㅋㅋㅋ 내 이름은 페르난도에요. 했더니 빅토르가 볼때마다 페르난도 어때? 괜찮아? 더 마실꺼야? 묻는다. ㅋㅋㅋ 도란도란 술마시다보니 빅토르랑도 이런저런 얘기하고 옆사람들과 이야기 섞는게 또 바(Bar)만의 느낌 아니겠어? ㅋㅋㅋ 10시에 가려던 시간이 훌쩍 넘어 10시 반이 됐다. 우리 한잔 더 마시자!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한잔에 50페소 넘으면 한잔만 시키고 안넘으면 두잔 시키자ㅋㅋ 아까 레스토랑의 여파때문인지 술한잔도 눈치가 보인다. ㅋㅋㅋ
암튼 빅토르와 사진도 찍고 건너편의 이름은 까먹었는데,.. 여튼 게이처럼 생긴 남자가 오더니 자기와 사진찍자고 한다. 그래서 통성명하고 자기는 할머니가 중국인이라든가? 여튼 하프 멕시칸이라고 하고 우린 코리안이라고 하고 자기는 한국인 처음봤다하고 알딸딸하니 별애별 얘길 다한다. 여튼 술마시면 즐겁다.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오늘 센트로의 마지막밤인데 왠지 아쉽다. 그리고 총 넉잔에 100페소정도 나왔다. 굳굳~ 🙂 가격도 저려미 빅토르에게 팁으로 10페소를 남겨놓고 나왔는데 15%를 줘어야했다며 못내 미안함에 돌아왔다.
이틀만에 멕시코 적응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