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8일
어제 50쿡에 예약했던 택시가 고장 났다며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우리는 어떨수없이 다른 택시를 타야했다. 참나 어제 50쿡에 예약했다고 좋아라 했는데 이게 뭐람? 어찌됐든 새로 잡은 이 택시는 55쿡에 타게됐다. 어제와 비슷한 크기의 올드카인데 생각보다 승차감이 나쁘진 않다. 다만 이 차도 언제 고장날지 몰라 불안불안 할뿐이다.
장거리 택시 여행
아바나에서 비냘네스까지는 약 19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택시로는 2시간 50분정도 걸린 것 같다. 마치 서울에서 대구까지 직접 운전한 것처럼 피곤하지만 창밖을 보는 재미와 올드카의 넓직함에 나름대로 쾌적한 여행이지 싶다. 아마 한국에서 택시를 탔다면 시간은 절반쯤줄고 택시비는 한 열배쯤 비싸지 않을까 싶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건 아니다. 타는 내내 차창 밖으로 고장난 올드카를 보면서 아,.. 제발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하며 왔다. 그래도 동승자만 구한다면 택시도 괜찮은 선택이다.
비냘네스 숙소 구하기
어찌됐든 비냘네스에 도착해 늦은 점심을 먹고 까사를 찾아나섰다. 나는 구글지도와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추천 숙소 몇개만 믿고 무작정 걸었지만 앞뒤 배낭과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게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해는 기울고 마음은 조급해진다. 이미 옆지기의 표정은 체력이 떨어졌는지 멍해있다. 좋아 보이는 숙소들은 방이 없고,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숙소들은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쉽지 않다. 젠장, 망했다! 믿었던 구글 지도마저도 실제 거리와는 달랐다. 이게 멍미!,.. 그래서 일단 짐을 내려놓고 한사람씩 움직여보기로한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스페인어를 모르기 때문에 까사 주인들과 대화가 안된다 사실! 그래도 대충 가격과 아침은 포함됐는지 정도는 이제 눈치껏 알게 됐다. 여튼 해가 기울고 고생끝에 숙소를 정했다.
지도상에 잘 표시도 되지 않는 골목 구석에 있는 미겔 아저씨네 집인데, 아바나의 시오마라 할머니집이랑 비교하면 천국이다. 가격도 둘이 방하나 빌리는데 15쿡에 아침 2쿡씩 따로 내도 19쿡이면 해결된다. 반면 오늘 같이 택시 탔던 애들은 방값만 인당 10쿡에 아침 3쿡을 따로 받았단다.
살사 교습
숙소에 짐을 풀고 까사 아주머니에게 이런저런것들을 여쭤보다 살사를 배우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이집 딸래미가 기본적인 스텝은 자신이 알려줄수있다며 앞마당 교습소(?)로 우릴 이끌었다. 살사의 기본 스탭은 1,2,3 세박자에 이루어진다. 첫번째 스탭은 오른발을 내딛고 원, 뒷발을 제자리에서 투, 다시 내딛은 발은 원위치로 하며 쓰리다. 그리고 다시 왼발을 뒤로 내딛고 원, 오른발을 재자리에서 투, 뒤로 내딛은 발을 원위치로 쓰리!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이다보니 스탭이 서로 잘 맞아야한다. 다이아몬드 스탭은 4박자인데 살사는 세박자라 은근히 발이 자꾸 꼬인다. 그래도 이렇게 살사를 입문했으니 언젠가 추다보면 잘 할수있겠지?
비냘네스의 첫인상
애초에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쿠바를 왔기 때문에 어디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따로 없었다. 아바나에 있을때도 비냘레스에 대한 정보는 빨간책에 없었다. 의존해야하는건 온전히 한국에서 사들고온 가이드북인데 소개글에 이런 내용의 글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튼 아바나의 소음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연의 소리를 더 많이 들을수 있다는 내용의 글귀 였다. 정말 아바나에 있을때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와 폐가 썩을것 같은 매연에 시달렸기 때문에 이 글을 읽자마자 공감했다. 실제 비냘네스에 도착하면 공기부터가 다르다. 상쾌하다. 왠지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