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장기여행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세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조언들은 귀담아 듣는다. 실질적인 것부터 사소한것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조차도 헷갈린다. 내가 굳이 여행을 갈 이유가 있었나? 나의 여행 컨셉은 뭘까? 이왕 나가는 김에 구석구석 다녀야하는건가? 한번도 구체적인 계획을 짜서 여행을 다녀본적이 없던 나에게 이런저런 조언들은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였다.
8개월전 세계여행을 떠나자고 짝지와 약속한 후로 7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한일은 고작 LA행 편도 티켓 두장을 샀을 뿐이다. 아니다!.. 카메라도 샀구나. 준비한답시고 세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을 만났고, 이미 다녀온 주변 지인들로부터 조언도 들었다. 남들은 직장을 그만두고도 3~4개월 열심히 준비한다는데 나는 여전히 지금도 회사를 다니고 있다.
나는 왜 여행을 가야만 하는가?
이제 남은 시간은 약 40여일. 한참을 고민했던 주제다. 엄청난 비용을 치루는 여행이기때문에 이왕 가는김에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하라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곳을 보고 경험하고 만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도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그런 여행을 하고 싶은건 아니다. 또 어떤 이들은 평소와 같은 삶의 패턴에서 장소만 바뀐것이 여행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여행을 하고 싶은건지는 모르겠다. 누구는 어떤 루트로 어떻게 가라하고 또 누구는 어디를 가고 싶은지부터 정하라고 하는데,.. 사실 난 딱히 어느 나라가 가고 싶은것도 아니다.
얼래? 그럼 난 왜 여행을 가려고하는거지? 음… 모르겠다. 그냥 변화가 필요했다. 똑같은 루틴으로 돌아가는 나의 삶이 지루해졌나? 회사집 회사집,.. 그리고 가끔 휴가 받아 떠나는 여행,.. 그리고 또다시 회사집 회사집 .. 뭔가 반복적이다. 이런 반복되는 루틴이 어느 순간 삶의 위기처럼 느껴졌다. 벗어나야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무모한 사람은 아니다. 겉으로 보기엔 터무니없이 낙척적이고 가끔 생각없이 사는것 같지만, 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계획적이다. 물론 디테일한 계획은 아니고 큰 그림만 그리지만 남들보다 실행력과 멘탈은 앞서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여행을 가야겠다는 결심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아니,.. 아예 고민을 딱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고민하면 안가는게 답이니까. 그냥 고민을 안했다. 그래서 선결심 후고민중이다. 아놔… -_-;;;
실험하고 싶은것들
여행간다니까 다들 내가 돈이 많은 줄 알지만 몇몇 지인들은 알것이다. 나는 그 흔한 억단위 돈을 만저본적이 없다. 물론 그런 돈도 지금 없지만 고백하건데 그런 억소리 나는 돈을 날려본적은 있다. -_-;; 인생에서 돈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돈을 날려먹고 나서야 알았다. 땡큐~ 쏘머치머니~ 돈은 여행을 결심하는데 그렇게 중요한 변수는 아니었다. 물론 여행을 갈만한 최소한의 자금은 중요하다. 티켓은 사야하니까 1년간 밥은 먹고 살아야하니까.. 혼자가 아닌 둘이 먹고 살아야하니까 그만큼의 돈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이상은 필요없다.
지금은 말해줄순 없지만 언젠가 내가 돌아와 돈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두다리 멀쩡하고 젋은 청춘일때 탈탈 털어 여행을 다녀오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그걸 증명해보려한다. 그리고 또하나의 실험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온전히 내 시간으로 만들어 썼을때 나는 얼마나 벌수있을까? 라는 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따라서 나의 이번 여행은 남들이 하는 그런 여행다운 여행은 아닐찌도 모르겠다. 뭐 사실 여행에 정답은 없지 않은가? 나의 이번 여행은 그렇게 정했다. 누가 뭐라든 난 이렇게 내 실험을 하면서 여행을 할 계획이다. 뭐,.. 좋은 말로 포장은 했지만.. 어쩜 생계형 여행이 될수도… 뭐 이런걸 디지털 노마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다음 스텝
이제 준비해야할 것들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예방주사부터 맞아야겠다. 남미를 여행하려면 황열병 주사를 맞아야한단다.
현재까지 준비한 것들
- LA행 편도 뱅기표 2장
- LA에서 머물 4박 5일 숙소 예약
- 황열병 주사 예약
- 대강의 루트: LA -> 멕시코부터 남미 한바퀴 7개월정도 -> 북미 2개월 -> 유럽 3개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