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다. 오늘은 정말 피곤했는지 저녁먹고 침대에 그대로 곯아 떨어졌는데… 옆지기가 씻고 알로에 바르고 자라며 깨우는 덕분에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스쿠터 라이프
드디어 내 커리어에 스쿠터가 생겼다. 어릴때 스쿠터타다가 쫄아서 벽에 꽝~~ 박은 이후로 오토바이는 내 사전에서 지웠다. 타고 싶다는 생각이 1도 들지 않고 잘 타는 사람이 멋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오토바이=무서운 녀석”이었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
발리의 우붓이라는 곳은 모든게 느리게 움직이는 곳인데 스쿠터만은 예외다. 1인 1바이크라고 불릴 만큼 모든 가정에 스쿠터가 있고,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한대씩 사주는것 같다. 그래서인지 스쿠터는 다니지만 사람이 다니기엔 참 어려운 길들도 많다. 슬로우 시티라 걸어서 다닐 작정이었는데..ㅎㅎㅎ 이곳은 절대 걸어다닐 그런 곳이 아니다.
구름(집주인)님이라고 님자를 붙이지 말라고 했으나 구름씨는 더 이상하니까.. 구름에게 아침에 학교옆 공터에서 스쿠터 연수를 받았다. 나름 1교시 2교시를 준비하신것 같았는데, 그냥 한번에 모든 교육을 이수해버렸다. 어릴때 내가 쫄아서 벽에 들이 받은 경험이 오히려 스쿠터를 제대로 배우는데 도움이 된것 같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뒷 브레이크와 앞 브레이크를 동시에 잡는 경우가 많은데, 자전거를 생각하고 타다보면 자연스레 오른쪽 앞 브레이크를 꽉 잡게 된다. 이게 입문자들이 쫄면 나타는 현상이다. 그럼 나도 모르게 악셀도 같이 돌게되서 아무리 브레이크를 잡아도 오토바이는 앞으로 튀어나가게된다.
나는 이 사실을 어릴때 알았지만 옆지기는 이제야 안 모양이다. 브레이크를 잡는데 자꾸 자꾸 앞으로 툭툭 튀어나가는게 영불안하다. 그래도 넘어지진 않았으니 나름 선방했다. 이런게 오전 연수를 끝내고 바로 도로주행으로 나갔는데,.. 와~~ 딴세상이다. 첫날 배워서 진짜 많이도 갔다. 오토바이에 주유도 해보고,… 마트가서 장도봐오고… 여보~ 우리도 오토바이 하나 장만하자! ㅋㅋ
적도를 무지하지마라!
발리는 지금 우기라서 비가 오다게다를 반복하는데 오늘은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안았고 구름만 많았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썬크림도 바르지 않고 그냥 나가서 신나게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왔더니.. 이거 왠걸…. 대박!! 살이 전부다 익었다. 벌겋게 익어서 어찌나 따갑던지… 집에오니 더 따갑다. ㅜㅜ 힝~~ 내일은 썬크림 꼭 바를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