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생긴 일 +5

슬로우 인터넷

우붓의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인터넷. 우리집엔 아직 광케이블이 들어오지 않은 탓에 빠른 인터넷과는 거리가 멀다. (집주인이) 신청을 1년 반전에 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는거 보니 앞으로 또 몇년은 지나야 이곳에도 광케이블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초당 평균 속도가 10KB, 비가오면 5KB 도 안나온다. 한국(평균 5MB)과 비교하면 500배정도 속도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되겠다. 이러니 작업을 할라 치면 코워킹스페이스를 가야한다. 그런데 가격이 참 만만치 않다. 하루종일 일만 하는 사람들에겐 나쁘지 않은 가격인데 우리처럼 여행온 사람에게 비싼 가격이다.

리베이스

남미에 있을때도 그랬지만 느린 인터넷 환경에 있다보면 그동안 내가 얼마나 편하게 개발을 해오고 있었는지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수 있다. 그동안 사이드로 개발하고 있던 내 프로젝트도 그 빠른 인터넷 덕을 보고 있었다. 당장 깃 클론을 하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린다.

소스코드만 저장하는데도 저렇게 사이즈가 컸나? 생각해보니 빌드된 JS 코드를 서버 프로젝트에 그대로 포함시켜 배포해서 그런것 같다. 리베이스를 해야겠다.

글쓰기 자동저장

그동안 워드프레스 관리를 엉망으로해서 그 관리 비용으로 부터 탈출하고 싶었는데, 쓰던글을 브라우저에 자동 저장하는 기능을 보고 그냥 써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음,.. 역시 전세계에 개발자가 흩어져 있다보니 느린 인터넷에 대한 고려가 참 잘 되어 있다. 나도 자동 저장 기능 어서 넣어야겠다.

발리에서 생긴 일 +4

매일 쓰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다. 오늘은 정말 피곤했는지 저녁먹고 침대에 그대로 곯아 떨어졌는데… 옆지기가 씻고 알로에 바르고 자라며 깨우는 덕분에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다.

스쿠터 라이프

드디어 내 커리어에 스쿠터가 생겼다. 어릴때 스쿠터타다가 쫄아서 벽에 꽝~~ 박은 이후로 오토바이는 내 사전에서 지웠다. 타고 싶다는 생각이 1도 들지 않고 잘 타는 사람이 멋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오토바이=무서운 녀석”이었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

발리의 우붓이라는 곳은 모든게 느리게 움직이는 곳인데 스쿠터만은 예외다. 1인 1바이크라고 불릴 만큼 모든 가정에 스쿠터가 있고,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한대씩 사주는것 같다. 그래서인지 스쿠터는 다니지만 사람이 다니기엔 참 어려운 길들도 많다. 슬로우 시티라 걸어서 다닐 작정이었는데..ㅎㅎㅎ 이곳은 절대 걸어다닐 그런 곳이 아니다.

구름(집주인)님이라고 님자를 붙이지 말라고 했으나 구름씨는 더 이상하니까.. 구름에게 아침에 학교옆 공터에서 스쿠터 연수를 받았다. 나름 1교시 2교시를 준비하신것 같았는데, 그냥 한번에 모든 교육을 이수해버렸다. 어릴때 내가 쫄아서 벽에 들이 받은 경험이 오히려 스쿠터를 제대로 배우는데 도움이 된것 같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뒷 브레이크와 앞 브레이크를 동시에 잡는 경우가 많은데, 자전거를 생각하고 타다보면 자연스레 오른쪽 앞 브레이크를 꽉 잡게 된다. 이게 입문자들이 쫄면 나타는 현상이다. 그럼 나도 모르게 악셀도 같이 돌게되서 아무리 브레이크를 잡아도 오토바이는 앞으로 튀어나가게된다.

나는 이 사실을 어릴때 알았지만 옆지기는 이제야 안 모양이다. 브레이크를 잡는데 자꾸 자꾸 앞으로 툭툭 튀어나가는게 영불안하다. 그래도 넘어지진 않았으니 나름 선방했다. 이런게 오전 연수를 끝내고 바로 도로주행으로 나갔는데,.. 와~~ 딴세상이다. 첫날 배워서 진짜 많이도 갔다. 오토바이에 주유도 해보고,… 마트가서 장도봐오고… 여보~ 우리도 오토바이 하나 장만하자! ㅋㅋ

적도를 무지하지마라!

발리는 지금 우기라서 비가 오다게다를 반복하는데 오늘은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안았고 구름만 많았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썬크림도 바르지 않고 그냥 나가서 신나게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왔더니.. 이거 왠걸…. 대박!! 살이 전부다 익었다. 벌겋게 익어서 어찌나 따갑던지… 집에오니 더 따갑다. ㅜㅜ 힝~~ 내일은 썬크림 꼭 바를꺼다.

발리에서 생긴 일 +1

사이버 친구

여행을 왔지만 나는 여전히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가 전해주는 새로운 이야기에 늘 목말라 있는 사람처럼 하루종일 메신저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오빠의 사이버 친구가 싫어!” 라는 말이 내 귀를 통해 뇌에 입력 됐다. 불연듯 어떤 단어가 떠올랐다. “외로움” 나는 이 단어의 실체를 너무나 잘 안다. 옆지기와 대화를 하다가도 울리는 카톡소리에 대화의 맥이 끊겼단 순간들이 오버랩됐다. 그때 나도 외로움을 느꼈다. 때론 답답함도 느꼈다. 나보다 더 중요한 그녀들의 친구들… 나도 그때 그게 싫었다. 그리고 갑자기 미안해졌다. 나는 여전히 발리와 왔지만 내가 누구와 같이 왔는지 잊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발리에 있는 동안만큼이라도 꼽혀있는 네트워크의 선들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튜버

지난 여행중에 가장 많이 본것중에 하나가 유튜브다. 처음엔 메이저리그 하일라이트를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각종 유튜버들을 구독해서 보고 있다. 나도 언젠가는 여행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은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틈틈히 동영상을 찍었다. 언제 올리지는 모르겠다. 생각보다 편집이 귀찮다. 하지만 이번 발리여행은 글과 동영상으로 많이 남길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어

이번 여행에 무엇을 해야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몇가지를 꼽아봤다.

  1. 동영상 남기기
  2. 예쁜 바다속 구경하기 (스노쿨링)
  3. 매일 요가하면서 건강한 척추 되찾기.

그리고 오늘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 하나더 늘었다. 바로 인도네시아어 배우기!

사정은 이렇다.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으로 가는길에 조용한 손님이 없는 현지 식당에 들어갔다. 저녁을 먹고 계산을 하다가 와이프가 큰돈을 냈는지 잔돈을 구하러 종업원이 나간사이 주인 아주머니와 와이프가 간단한 대화를 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좀 오래 걸린다 싶어서 나도 잠깐 대화에 끼었다.

“혹시 인도네시아어로 헬로~ 인삿말이 뭐에요?” / “알로”에요.
“그럼 잘가는 뭐에요?” / “다다” 라고 쓰는데 친한 사람끼리 쓰는 말이에요.

영어로 대답을 해주던 친구가 왠지 주인 아주머니와 닮아보여서 혹시 둘은 엄마와 아들사이 인가 싶어서 물었더니 가족이란다. 그러면서 이름은 뭐니? 서로 묻고 주인 아주머니는 엄마 아빠가 중국 사람이란다. 짧은 대화지만 뭔가 친근한 대화가 계속이어졌다. 피곤해서 대화를 마무리 짖고 나왔는데 내일 다시가서 저녁을 먹고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