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2~33, 컴백투 칸쿤 월드!

오늘 쉘라(Xela)에서 치킨버스를 타고 안티구아(Antigua)로 왔다. 내 여행기는 아직도 쿠바를 못벗어 나고 있지만 지금 나는 쿠바-멕시코-벨리즈를 거쳐서 과테말라에서 벌써 2주를 보냈다. 한번쯤은 현실과 내 여행기를 싱크해야하지싶어 일부러 글 시작전에 주저리 주저리 남겨본다. 확실히 인터넷이 없는 쿠바와 인터넷이 존재하는 그 외에 다른 나라에서의 삶은 조금 다른것 같다. 여행기만 봐도 얼마나 게을러 졌는지 쿠바에서 돌아온 날부터 매일 같이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실 쿠바에선 노트북으로 할수있는 일이 일기 쓰기외엔 거의 할수있는게 없다. 하지만 이곳은 할수있는게 너무 많다. 노트북을 켜면 한국 정치뉴스부터 보게된다. 아직 돌아갈 날이 한참 남았지만 역시나 나도 아저씨 테크를 타는 건지 여전히 한국 소식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잡설은 여기까지! 그동안 밀린 노트인지 일기인지 암튼 대방출!!

2015년 12월 11일

이제는 정말 쿠바를 떠나야한다. 마지막 날이다. 왠지 모르게 시원섭섭하다. 그저께 살사 클래스 이후로 일본인 다이스케 상(님)과 살짝 친해졌다. 아침에 먼저 일어나 아침을 먹길래 곤니찌와하고 인사를 건냈다. 원래 계획은 오늘 떠나는 누군가를 찾아서 같이 택시타고 공항까지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동행을 쉽게 구하진 못했다. 다행인건 오늘 다이스케상도 떠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에로 멕시코 같은 비행기다! 하지만 다이스케는 택시를 타지 않고 버스를 타겠다면 단돈 1모네다만 들고 있었다.

공항까지 버스타기

다이스케 상의 말에 의하면 공항 근처까지 버스로 갈수있단다. 반신반의 했다. “정말이야? 어떻게 알아?” 자기 일본 친구들이 알려줬단다. 우리보다 배낭여행자수가 더 많은 일본이기 때문에 왠지 그 정보가 믿음이 갔다. 그래 25쿡을 아낄수있는데!! 가보자! 어쩜 내가 한국인 최초로 택시타지않고 공항가는 첫번째 한국인이 아닐까? 라는 괜한 오바스런 생각이든다. ㅋㅋㅋ 여러 한국사람을 만나도 공항을 가기위해 동행인을 구해 택시타라는 얘기만 했지 버스타고 가라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3만원짜리 택시를 타느냐 50원짜리 버스를 탈꺼냐? 이건 생각할 필요도 없다. 버스!!

버스정류장은 시오네에서 두블럭정도 떨어진 공원에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다. 몇일전에 바라데로에서 택시타고 지나왔던 그 공원이다. 공원 한쪽 끝에 버스 표지판도 있다. P-12!! 물론 이게 어디로 간다는 정보는 없다. 다이스케상도 P-12번 버스를 타면 근처로 갈수있다는 얘기만 들었지 실제 타본건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서둘러 나왔다. 2시 비행긴데 10시에 나온거면 참 부지런하다! ㅎㅎ 다행히 P-12번 버스는 금방왔다.

공항가는 버스라서 그런지 꾀 긴 버스다. 오프라인 지도를 켜고 어떤 루트로 가는지 확인도 해봤다. 아무리생각해도 버스는 너무 싸다. 인당 단돈 25원! 거리비례요금이 아니라 그냥 한번 타는데 단돈 25원이다. 자본주의가 밀고 들어오면 버스비도 곧 오르겠지? ㅎㅎ 갑지기 몇일전에 본 한국버스가 생각난다. 어쩜 번호표도 떼지않은채 이곳 쿠바까지 중고버스가 수출되어 왔을까 싶다. 녹색버스 2021번 버스였나? 여튼 잡생각은 집어치고 한 30~40분쯤 왔나? 지도상에 공항 근처까지왔다. 이제 내려야한다.

와우! 단돈 25원에 공항까지 왔다!! ㅋㅋㅋㅋ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땡볕에 큰 배낭과 캐리어를 끌고 있지만 괜찮다! 25쿡이면 공항가서 맥주 실컷 먹으면 된다!! 라고 생각했지만 2번터미널에서 3번 터미널까지는 거리가 꾀됐다. 대략 2km 정도? 걸을만한 거리라 생각하고 걸었지만 그냥 택시 탈껄 그랬다. 공항에 도착하고 땀을 비오듯 쏟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체크인을 하다보니 배낭 허리 주머니에 넣어둔 아이폰을 잊은채 배낭을 보내버렸다. 아 찜찜해!! 그래도 보냈으니 어쩔수없다. 시계를 보니 11시다! 버스타고 가면 더 걸릴꺼같아 4시간 전에 나왔는데 달랑 1시간 걸렸다. 덕분에 공항에서 다이스케상과 많은 이야기를 할수있었다.

도둑맞은 아이폰

배낭 허리 주머니에 넣어둔 아이폰이 내내 마음이 걸렸는데 멕시코에 도착해보니 아이폰이 없어졌다. 헐퀴!! 쿠바노 이 거지같은 생퀴들! 훔쳐간게 분명하다. 다이스케상이 아에로 멕시코 직원에게 내가 폰을 잃어버렸다며 컨플레인을 하자 직원이 서류를 하나 쥐어준다. 그리고 전자기기는 규정상 수화물이 아니라 기내에 들고 타도록 되어 있어서 보상품목이 아니라는 말도 건네 들었다. 순간 분노 했는데 이제 마음도 평온하다. 어짜피 아이폰4S는 서브용 폰이었고 없어져도 되는 폰이었잖아! 그래 너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인가보구나! 굿바이 스티브잡스! 참고로 아이폰 4S는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유작이다! 그래도 오프라인 지도에 꼼꼼히 적어놓은 메모는 좀 아깝다. -_- 젠장!

웰컴투 칸쿤!

비록 핸드폰은 도둑 맞았지만 칸쿤에 돌아오니 왠지 한국에 돌아온 느낌이다. 일단 짐을 풀고 그동안 못한 인터넷이나 실컷 해보자! 그래봤자 메일 확인과 메시지 확인이겠지만,.. ㅎㅎㅎ 생각보다 내가 없었던 3주는 평온했다. 역시 핸드폰은 없어도 될것 같다.

2015년 12월 12일

어제 잠깐 다이스케상과 저녁을 먹고 집에와서 쓰러져 잤더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멕시코는 다 좋은데 하루가 너무 짧다. 낮에 너무 더워서 돌아 다닐수가 없다. 여튼 늦게 일어난 탓에 오늘 점심은 집앞에 있는 중국집에서 먹기로 했다. 어딜가나 중국집은 저려미로 배부르게 먹을수있는 곳이기도 하다. 몇일전부터 제대로된 한끼 타령을 하시던 옆지기 님아도 오케이하셨다. 먹자 고고고!!

부부 싸움

배부르게 점심먹고 돌아왔지만 날이 더운지 와이프 표정이 좋지 않다. “왜그래?” “몰라 침대가 불편해” “…..” 갑자기 나도 모르게 울컥 올라온다. 뭔가 숙소를 예약한 나를 원망하는 듯한 말투다. 나도 심기가 좋지 않다. 그럴꺼면 본인이 예약하시지,.. -_-;;; 나도 예약할때 신경써서 예약한거구만 침대 컨디션은 인터넷으로 확인도 안 되잖아. 아,.. 답답하다. 도미토리는 싫다해서 프라이빗 룸으로 예약했더니 침대가 불편하다니,. 아직 힘든 여행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이러면 어쩌자는 건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후 내내 불편한 마음으로 신경전이 오가고 시간만 야속하게 흘러 다이스케 형이랑 약속한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어쩔꺼야? 갈꺼야 말꺼야?” 나도 심기가 불편해서 말이 곱게 나오질 않는다. 약속 장소로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해 말문을 아예 닫아 버렸다. 어쨌거나 약속은 약속이니까 나오긴 했지만 불편한건 어쩔수없다. 약속장소엔 이미 다이스케 상이 나와 있었다. “쏘리 위아 레잇, 왓 두유원?” 미안하다며 뭘 먹고 싶은지 와이프가 물어봤다. “뭐든 괜찮아!” 다이스케상은 딱히 뭘 먹을 생각을 하고 나온건 아닌듯 싶다. 사실 나는 점심에 먹은 밥이 아직도 뱃속에 있는지라 저녁생각이 딱히 없었다. 그래서 결국 오늘 저녁은 간단하게 먹을수있는 궤사이다로 정했다!!

불편한 마음에 나왔지만 아무래도 제 3자가 끼어 있으니 내 불편한 마음을 들여다보고 표현할 새가 없다. 또 그렇게 유야무야 넘어간다. 아.. 이래서 가족인가? 싶기도 하고,.. 여튼 불편한 내마음을 달래줄 길거리 악사가 또 왔다! 꺄~~~~~!! 노래를 듣자니 바로 그노래다!! 내가 한달전 이곳에 왓을때 노래가 너무 좋아서 아이폰에 녹음을 했었는데 그 주인공들이 다시 나타났다. 아깐 분명 마음이 불편했는데, 노래를 듣고 나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

빅토르와 다이스케 형

어제 저녁먹을때 나이정리를 한번 해서 이제 다이스케 형이라고 부르겠다고 했는데 다이스케상이 구구절절 그냥 다이스케라고 부르라고 해서 일단 호칭은 다이스케상이 되었다. 몇일을 보다보니 벌써 친근해졌다. 저녁을 먹고 우리는 빅토르네 바(Bar)로 갔다. 한달전 우연히 밤마실 나왔다가 단골(?)아닌 단골이 된 곳이다. 빅토리는 여전히 친근했다. 와이프와 함께 빅토르바에 오면 꼭 생각나는 곳이 있다. 연애할때 자주가던 연남동 라르고! 왠지 빅토르를 보고 있짜니 라르고 사장님이 떠오른다. 다이스케 상도 술한잔 들어가니 그냥 동네 아저씨가 됐다.

종종 밤늦게 술마시며 외국인과 대화하고 있는 나름 보면 낯설게 느껴지다가도 이네 익숙해진다. 어설픈 영어로도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할수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놀라지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남자둘이 모이면 하는 얘기는 비슷하다. 군대와 축구 그리고 여자, 다행히 군대에서 난 축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ㅋㅋ 일본에선 소주를 녹차와 썩어마신다는 놀라운 얘기도 들었다. 왠지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와서 그동안 만난 사람들을 정리하면 동양인만 있을꺼 같다는 생각도 든다.ㅋ

그렇게 우리 셋은 아쉬운대로 다이스케상과 빅토리와 인사를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올때 어색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이런게 부부싸움이 맞나 싶기도 하다. ㅎㅎㅎ

불꽃남자

UI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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