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생긴 일 +3

이사

드디어 오늘 이사(?)를 했다. 여행중에 잠시 머무는 집이지만 그래도 25일은 꾀나 긴 시간이다. 내 평생 수영장 딸린 집을 상상이나 했겠나? 우리집엔 지금 수영장이 있다. 밤에는 풀벌레 소리도 들린다. 남부러울게 없다. 다만 이곳은 이동이 좀 불편하다. 쪼리 신고 동네 마실을 나갔다 지쳐서 돌아왔다. 길이 너무 좁다. 더구나 사람이 다닐수 있는 길은 없다. 오로지 스쿠터만 있다.

스쿠터

역시 이곳은 스쿠터가 있어야한다. 초등학교때 스쿠터를 타다가 브레이크와 악셀을 동시에 당겨서 벽에 박은 이후로 오토바이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 이후로 오토바이를 타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안했다. 그런데 이곳에선 어쩔수 없이 타야한다. 잘 할 수 있을까?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샌 줄 모른다던데 이러다 한국가서 바이크를 사는건 아니겠지?

요가 라이프

우붓은 요가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사실 우붓이라는 지명을 들은 것도 몇달 되지 않은데, 우붓이 요가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안것도 몇일 안된다. 내가 과연 요가 클래스를 몇번이나 가게 될까?

유튜버가 되는 길

대학때 인터넷 방송국 활동을 조금 했고, 편집도 전공수업으로 배웠지만 내가 전문적으로 비디오를 찍어서 먹고 살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도 대충대충 보이는대로 고프로를 켜고 이거저거 찍어봤는데, 역시나 막찍으니까 재미가 없다. 기획이 있어야하고 의도가 있어야 한다…..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좀 귀찮다. 내일 일단 스쿠터 배우는 영상보다 찍어보자!

발리에서 생긴 일 +2

밑장 빼기

500 유로를 환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일단 저녁을 먹기위해 음식점을 스캔하면서 환전상이 내건 가격도 빠르게 스캔했다. 오호! 그래 오늘 거래는 저기서 해야겠다. 환전소로 들어갔다. 정식 환전소 처럼 보이진 않았고 여행상품도 같이 파는 곳이었다.

“나 500 유로 환전할꺼야” / “어디서 왔어?”, “숙소는 어디야?” 자꾸 거래하는데 말 시킨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밑장 빼기가 성행한다니 돈을 꼼꼼히 새야겠다.

“근데 너네 전부 5만 루피아야? 더 큰 돈은 없어?” / “응 없어 오늘 아침에 큰돈이 다 나가고 이거밖에 없고 나머지도 애들한테 빌려온거야” 그러고보니 환전소에 또다른 한명이 더 있었다.

돈을 20장씩 묶어서 여덞 묶음을 데스크에 펼쳐 놓는다. 음 저렇게 하면 100만 루피아씩 8개니까 800만 루피아가 되는군.. 이제 나머지 작은 돈을 계산하면 되겠어. 사실 나는 조금 헷갈려서 20장씩 크로스로 포갤려고 했더니 얘들이 헷갈린다면서 다시 펼쳐놨다. 그리고 나머지 단위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서 책상위 펼쳤다.

“됐지? 세어봐 8개 맞는거지?” / “응 맞네 거래하자!” 했더니 순식간에 얘들이 하나로 포개서준다. 역시 거래는 참 빨라.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오는 거리를 걷다보니 허벅지에 흙이 잔뜩 묻어서 샤워부터 했다. 룰루랄라 한참 샤워하고 나왔더니..

“오빠 돈이 없어. 20장 묶음 3개가 없어… ” / “응 뭐라고?”

다시 세어보니 정말 20장 묶음 3개가 없다.

“여보야 언능 옷 입어 가자!”

밑장 빼기가 많다고 20장중에 한 두개를 뺀다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몇 묶음을 통째로 빼갈지는 상상도 못했다. 분명 눈으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빼간거지? 정말 신기하다.

반격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평온하다. 화내봐야 내 입만 아프니까 조용히(?)처리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다. 위치는 정확히 아니까 상관 없는데, 늦은 시간이라 문닫고 갈까바 살짝 걱정했다. 조금만 더 가면 아까 그 환전소다. 그런데 옆지기가 나를 불러 세웠다.

“오빠 얘같아. 아까 거기 있던애.. 얘 맞아!” 그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내게로 다가온다.

어 얜가? 아.. 맞네.. ‘너 이녀석 이리와바..’하는 심정이었지만 조용히 어깨에 손을 걸고 살짝 힘을 줬다. 그리고 조용히 얘기했다.

“아까 환전했는데 잘 봐바. 하나, 둘, 셋, 넷, 다섯, 3개가 없어 니가 내돈 빼갔지? 나 경찰 부른다”

그런데 이 녀석의 반응은 의외다. “아.. 그 유로” 하면서 500 유로를 테이블 위에 꺼내 놓는다. 나는 잽싸게 500 유로를 내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아.. 그럴리가 없는데,.. ” 이녀석은 다시 한장 한장 센다.
“됐어 나간다.. XXXX” 영어로 욕을 한바가지 쏟긴 했는데 뭔가 시원치않다. 똥을 싸다만 느낌이다.

욕을 하려면 인도네시아어로 했어야 했다. 욕을 배워야겠다.

안도

집에와서 가만 생각해보니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내가 사기꾼이라면 분명 도망 갔을꺼다. 아까 분명 환전하면서 나의 동산을 파악했을꺼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돌아 온건가?

되려 내가 5만 루피아를 빼고 줬어야 했다. 아니야.. 그냥 그놈 머리에 돈 뭉치를 냅다 던지고 나왔어야 했다. 아.. 그게 뭔가 못내 아쉽다. 나도 역시 하수다 -_-;…

그런데 또 그녀석은 얼마나 쫄았길래 순순히 500 유로를 내줬을까? 또 한편으론 짠하다…

복습

옆지기는 집에와서 수많은 환전관련 사건 사고를 이제서야 찾아서 보여준다. 아 이렇게 꼭 당하고 나면 그동안 신경 안썼던 글들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 -_-.. 그래도 다행이지싶다. 이렇게 오늘 일기를 쓸 주제가 생겼으니까. 아까 환전할때 5만 루피아로만 받아서 거스름돈 2000 루피아를 되려 주고 왔는데.. 결론은 2000 루피아 우리돈 160원정도를 뜯긴 샘이다. 160원은 내 이 글로 꼭 보상 받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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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생긴 일 +1

사이버 친구

여행을 왔지만 나는 여전히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가 전해주는 새로운 이야기에 늘 목말라 있는 사람처럼 하루종일 메신저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오빠의 사이버 친구가 싫어!” 라는 말이 내 귀를 통해 뇌에 입력 됐다. 불연듯 어떤 단어가 떠올랐다. “외로움” 나는 이 단어의 실체를 너무나 잘 안다. 옆지기와 대화를 하다가도 울리는 카톡소리에 대화의 맥이 끊겼단 순간들이 오버랩됐다. 그때 나도 외로움을 느꼈다. 때론 답답함도 느꼈다. 나보다 더 중요한 그녀들의 친구들… 나도 그때 그게 싫었다. 그리고 갑자기 미안해졌다. 나는 여전히 발리와 왔지만 내가 누구와 같이 왔는지 잊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발리에 있는 동안만큼이라도 꼽혀있는 네트워크의 선들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튜버

지난 여행중에 가장 많이 본것중에 하나가 유튜브다. 처음엔 메이저리그 하일라이트를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각종 유튜버들을 구독해서 보고 있다. 나도 언젠가는 여행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은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틈틈히 동영상을 찍었다. 언제 올리지는 모르겠다. 생각보다 편집이 귀찮다. 하지만 이번 발리여행은 글과 동영상으로 많이 남길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어

이번 여행에 무엇을 해야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몇가지를 꼽아봤다.

  1. 동영상 남기기
  2. 예쁜 바다속 구경하기 (스노쿨링)
  3. 매일 요가하면서 건강한 척추 되찾기.

그리고 오늘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 하나더 늘었다. 바로 인도네시아어 배우기!

사정은 이렇다.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으로 가는길에 조용한 손님이 없는 현지 식당에 들어갔다. 저녁을 먹고 계산을 하다가 와이프가 큰돈을 냈는지 잔돈을 구하러 종업원이 나간사이 주인 아주머니와 와이프가 간단한 대화를 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좀 오래 걸린다 싶어서 나도 잠깐 대화에 끼었다.

“혹시 인도네시아어로 헬로~ 인삿말이 뭐에요?” / “알로”에요.
“그럼 잘가는 뭐에요?” / “다다” 라고 쓰는데 친한 사람끼리 쓰는 말이에요.

영어로 대답을 해주던 친구가 왠지 주인 아주머니와 닮아보여서 혹시 둘은 엄마와 아들사이 인가 싶어서 물었더니 가족이란다. 그러면서 이름은 뭐니? 서로 묻고 주인 아주머니는 엄마 아빠가 중국 사람이란다. 짧은 대화지만 뭔가 친근한 대화가 계속이어졌다. 피곤해서 대화를 마무리 짖고 나왔는데 내일 다시가서 저녁을 먹고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리에서 생긴 일 +0

연착

새벽같이 일어나서 택시타고 간 공항에는 눈이 내렸다. 간만에 떨었던 부지런함이 다 의미없다는 듯 비행기는 3시간동안 뜨지 않았다. 그리고 도착한 말레이 쿠알라룸프! 연결편을 놓칠줄 알았는데, 오히려 대기시간이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면서 아주 편하게 왔다.

어서와 발리는 처음이지?

드디어 발리에 도착했다. 동남아는 처음이다. 이미 하늘위에서 파악한 푸릇푸릇함이 겨울왕국인 한국과는 딴판이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눅눅함이 내 피부에 내려앉았다. ㅎㅎㅎ 한국의 여름갖지만 온도가 높지않아 괜찮다.

택시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택시 흥정에 이골이 나있던터라 몇번 흥정하고 아니다 싶어서 그냥 공항을 빠져나와 직접 블루버드 택시를 잡았다. 처음엔 잘 가나 싶었는데 역시나 결정적인 갈림길에서 딴길로간다. “저기,.. 너 지금 잘못 가고 있는데?” 지도를 보여줬다. “응.. 여기는 일방 통행이야 돌릴수 없어!” 음… 그럼 그렇치! 어딜가나 택시는 다 비슷하다. 그래도 공항에서 불렀던 가격보다는 싼가격에 왔다. 예상한 금액보다는 많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봐야 2~3천원 차이다. 스트레스 받지 말지어다.

여행의 연속

짐을 풀고나니 지난 세계여행의 연장선 같다. 아메리카 대륙을 거쳐 유럽을 갔고 한국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기분이다. 의례 짐을 풀고 일기를 쓰고 이제 잠이 들고,… 내일부터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겠지.

To be continue…

D+286일, 프랑스 시골마을

오랜만에

페이스북이 아닌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파리 공항에서 차를 인도 받아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았던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9일째에 접어들었다. 이제 제법 도로 표지판이 눈에 들어오고 로터리에서 깜빡이도 켜주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프랑스하면 파리와 보르도만 떠올랐는데 이제 나에게 프랑스는 드넓은 들판이 펼처진 농업국가 이미지가 제대로 박혔다. 설마 했는데 프랑스의 식량 자급율이 300%가 넘을줄이다. 그래서 그런것일까? 빵이 맛있다. 빵이 맛있으니 빵을 기본으로 하는 음식들이 모두 맛있다. 예를 들면 피자, 식빵, 햄버거… 물론 내가 한국에 있을때도 좋아했던 메뉴임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ㅋㅋ 아무튼 맛있다.

프랑스 시골마을

파리 시내에서 머물다 이제 이동을 할때가 되어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참을 가다보니 들판이 펼처진다. 눈이 호강한다. 아!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습이었는데… 그렇구나! 고흐가 수없이 봐왔던 그 들판! 해질녁의 들판은 너무나 장관이다. 사실 들판 뿐 아니라 모든 풍경이 다 그림이다. 오늘 갔던 그 호수도 한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참고로 구글에선 오종 떵쁠로(Lac d’Auzon-Temple)라고 표기 되던 곳이다. 그리고 해질무렴 숙소에 왔더니 이곳도 장관이다. 잔디밭 나무 그늘아래 테이블을 셋팅하고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칠링한 화이트 와인 한잔 두잔 하다보니 1박을 더 하기로 했다. 내일은 삽겹살을 좀 구워보자!!

낭만이 있는 삶

한국에선 저녁이 있는 삶을 꿈꿨지만 이제 여기에 낭만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날씨가 중요한 변수임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날씨가 아니라도 찾아보면 뭐 많지 않을까? 당장 먹고 살 궁리를 시작하면 다 잊어먹을수 있겠지만 애초에 없는 것과 잊어먹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한국에 돌아가서 이전과 같은 삶으로 돌아가면 뭐 어떠냐? 내겐 낭만이 있었고 무엇이 낭만인지 알았다면 또 다시 꿈꿀수있다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뭣이 낭만인지도 몰랐겠지. 그런면에선 분명 여행 전과 후는 다를수밖에 없다. 여행이 끝나가지만 나는 또다른 여행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