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00일 단상

지난 5월 29일 여행 200일을 맞아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옮김.


오늘 옆지기랑 보고타 시내를 걷다가 문득 세대별로 바라보는 여행이 좀 다른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중에 만난 20대의 여행자들은 경험이 주를 이루는것 같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것이든 경험이 최대 자산이다. 나도 20대땐 그랬다. 경험이 최대 자산이라며 부단히도 돌아다녔다. 그땐 그랬다. 나는 얇고 넓게 아는게 좋았다.

30대 중반의 여행은 경험보다 사색이 많아진것 같다. 어떻게 살아갈것인가? 무엇을 보더라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해졌다. 다양한 경험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 여행중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와 정치에 눈을 떼지 못한다. 비록 체력은 20대가 아님을 인정하지만 열정 만큼은 동일하거나 더 크다고 자신할수있다.

40대 여행자를 많이 만나진 못했다. 아마도 그네들은 가족과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어디를 가든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순간일 것이다. 내가 꼬꼬마일때 우리 부모님도 그랬을 것이다. 가족이 중요하다.

50대의 여행은 가이드를 대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않는 분들도 만났다. 여행자는 모두가 같은 위치에 있다.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사회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가족안에서 마주하기 어렵던 젊은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60대 혹은 70대로 추정되는 여행자도 만났다. 나에게 와인 한잔을 건냈다. 너희는 젊다. 어디든 갈수있다 말했다. 많은 연세에 불구하고 버스타고 다닌다는 그 분의 호쾌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200일이 지나면서 점점 200일 이전의 나로 돌아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돌아가서 적응하면 또 지금의 나를 잊고 잘 적응 할지도 모르겠다. 의식하고 살지 않으면 적응하기 마련이다.

300일엔 뭔 얘기를 끄적일지 100일뒤에 보자. ㅋ

세계여행 104일째, 빈대와의 전쟁

어제 이른 아침 우유니를 떠나 마침내 수크레에 도착했다. 와보니 진짜 살만하다. 사실 우유니에 있을때 어찌나 열악하던지 거리엔 볼것하나 없고, 먹을것도 관광지라고 비싸기만하고 맛은 없고 당장에 이 거지같은 나라 볼리비아를 떠나고 싶다고 어서빨리 칠레가고 싶다고 그랬는데.. 후회할뻔했다!

최후의 만찬

아침부터 버스타고 오니라 밥한끼 제대로 못먹고 화장실 한번 못가고 장장 7시간 반을 달려왔기 때문에 일단 도착하자마자 밥부터 먹기로 했다. 두끼를 제꼈기 때문에 오늘저녁은 그냥 넘어갈수없다! 스테끼~~~~!! 여봉이 나 스테끼!!! 그리하여 수크레 넘버원 맛집으로 유명한 Abis Patio로 갔다. 아참 최후의 만찬엔 우유니에서 만난 일본인 나노짱도 함께했다. 나는 두말할 나위없이 스테끼를 시켰고, 속이 안좋다며 옆지기는 아이스크림과 샐러드를 시켰다. 나노짱은 샐러드와 햄버거! 여튼 주문해놓고 나노짱과 폭풍수다! ㅋㅋㅋ 나노짱 진짜 발랄하다. 그렇게 30분이 지났을까? 음식이 나온다.. 드디어!!!

두툼한 스테이크는 아!.. 이것이 진정 맛집이로구나!! 단돈 만원에 이런 퀄러티의 스테이크는 진정 듣도 보도 못했다!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ㅇㅎㅎㅎㅎ 가히 104일간 먹은 것중 최고다! 아 역시 수크레오길 잘했어~ +++_+

빈대와의 전쟁

암튼 그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호스텔로 돌아왔다. 옆지기는 피곤한지 한참 숙소를 찾다가 잠이들고 나도 슬슬 정리하며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오빠!” 응? 머야? 왜? 뭐야? 자다가 일어났더니 옆지기가 이블 위를 기어다니던 빈대를 잡아 족쳤는지 시뻘건 피를 가르키며 안돼겠다고 이사를 가야겠다고 한다. 헐퀴! 누가 물린거지? 아직 난 물린 자국이 없는데,.. “건빵아 너는 어때?” “응! 아직 물린데는 없어.”

안그래도 푸노에 있을때 빈대를 물려서 손이 퉁퉁 부어 있다가 이제야 가라 앉기 시작했는데, 헐.. 또 빈대야..-_-;; 수크레 첫날부터 빈대라니.. 사실 가격대비 괜찮은 호스텔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맘대로 되는게 없다. 아직 물린 자국이 없으니 일단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물렸으면 이사가자!

다음날 아침

아~~~ 뭐야! 물렸다. 결국…ㅎㅎㅎ 왼쪽 옆구리 한방 -_-;;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사실 더 많이 물렸을찌도 모른다. 아.. 뭐닝? 그래도 뭐 가려워 미칠지경은 아니다. 참을만하다. 짐싸기 귀찮은데 아침부터 다시 찜싸고 숙소도 겨우겨우 예약을 했다.

빨래와의 전쟁

새로 잡은 숙소는 호스텔은 아니고 가정집이다. 다행히 빈대 호스텔에서 멀지 않았다. 초인종을 누르고 주인을 기다린다. 어랏? 너무 일찍 왔나? 반응이 없다. 한번더 눌러본다. 잠시후 문이 열렸다. “올라~”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문을 들어서자.. 와우~! 집이 엄청크다. 왜 늦게 나왔는지 알것같다. ㅎㅎ 에어비엔비를 통해 1주일을 예약했는데, 바로 2주를 더 있기로 했다. 괜찮은 집이다. 절로 미소가 나온다. 우리가 묵을 곳은 3층에 있는 방하나. 주인 안나가 집안 곳곳을 소개시켜줬다. 옥상엔 세탁기가 있고 뷰도 너무 좋다! 자자 집구경 끝났으니 그동안 밀린 빨래를 좀 해야겠다.

옥상에서 빨래를 시작한 시간은 11시 40분쯤 빨래가 끝난 시간은 오후 4시 40분 ㅎㅎㅎ 빨래하고 밥먹자 했는데 저녁이 되어 버렸다. -_-;; 한국에서 잘 먹지도 않는 라면이 거의 한달에 서너번은 해먹는듯 싶다. 이거시 고향의 맛인가? 아님 귀차니즘의 맛인가? 난 잘 모르겠다. 맵다. “건빵! 제발 스프는 반만 넣자! 응?”

세계여행 99일째

여행을 시작한지 99일째다. 와이프는 옆에서 잔다. 오밤에 글쓰는것도 오랜만이다.

뭔가 감성적인 글을 쓰려니 오그라든다. 여행중에 만난 태국인 친구 파는 우리 보고 여행 100일마다 기념 파티를 하라고 했다. 내일이 그 여행 100일인데 우리는 아마 종일 버스에 있겠지.

글쓰기

블로그에 일기는 35일째에서 머물러있다. 두달이 넘게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너무 많다.
주저리 주저리 그 이유를 나열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그냥 이렇게 다시 쓰면 되지 않나?

티티카카

여행 99일차가 되니 변한게 하나 있다. 흥정에 능숙 해졌다. 더이상의 호갱투어는 없다.
30솔에 티티카카 호수안에 있는 섬을 다녀왔다. 배로 왕복 5시간이다. 바다도 아닌것이 마치 바다같은 호수였다. 볼리비아 해군기지가 있다는 그 호수. 티티카카 호수는 해발 3800m에 위치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호수란다.

고산병

티티카카 다 좋은데 숨이찬다. 고산병이라는게 적응의 문제라는게 새삼 실감난다. 페루의 수도 리마는 해발 400m 그리고 그 이전에 있던 곳, 콜롬비아 보고타는 해발 2500m. 그리고 이전 도시는 해발 2700m 쯤 되는 과테말라 쉘라였다.

쉘라에 한달여 있는 동안 투통에 시달리곤 했는데 추워서 그런줄 알았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와서 투통이 싹 사라진후 그것이 고산병 증세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다 해발 400m의 리마로 왔다. 날씨가 더운것 빼고는 살만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문제는 리마에 너무오래 있었다. 고산적응이 끝났는데 리마에서 리셋이 됐다.

리마에서 해발 3400m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극강의 고산증에 시달렸다. 손발이 저리고 호흡도 어려웠다. 첫날밤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 여행을 그만 끝내고 한국으로 그냥 후송되어 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잠을 도대체 잘수가 없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버스타고 쿠스코에 오나 싶다. 나에게 페루는 그냥 고산증에 나라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나라가 됐다.

물론 고산증때문만은 아니다. 중간에 증발해버린 내 아이폰도 그렇고, 유적지의 살인적인 물가도 그렇고, 나에게 페루는 이제 안녕~ 내일은 볼리비아다.

볼리비아

사실 여행중에 수없이 듣는 이야기중 하나는 이렇다.
“볼리비아 거지같은 나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니는 갑이었다.”

그래 그 거지같은 나라 내일이면 도착한다. 기대해보마!

세계여행 Day11, 세탁소와 여행경비

세탁소에서 빨래하기

한국을 떠나온지 열하루째, 그동안 한번도 빨래를 하지 않았다. 옷은 평소 여행다닐때보다 적게 들고 왔지만 속옷과 양말을 좀 많이 챙겨온터라 잘도 견뎌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코인 세탁소라도 있다면 가서 직접 하겠지만 호텔존엔 전부 호텔 세탁에 셔츠 한장에 막 엄청 비싸다. 그래서 센트로 시내까지 나가기로 했다. 코인 세탁소일것으로 생각하고 나갔는데 왠걸 코인 세탁소가 아니라 그냥 세탁소다. 오늘 맡기면 내일 찾을수있단다. 헐퀴! 좀만 더 게을렀다면 우린 냄새나는 옷을 입고 쿠바로 가야했다. 다행이다 🙂

세탁소엔 가격표가 나와있는데 사실 스페인어로 적혀있어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아줌마가 시키는대로 천장에 달린 바구니 저울에 오늘 옮겨담고 무게를 쟤니까 100페소 내라한다. 뭔가 가격표에 적혀있는 가격보다 비싼듯 보였지만 뭐 도대체 아는게 있어야지 -_-;.. 아.. 이럴땐 말을 못해 답답하다. 여튼 맡겨놓고 내일 오후 2시에 찾아가면 된다.

여행경비 중간 정산

몇일전부터 자꾸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건 예산이었다. 분명 우리가 잡은 예산은 넉넉하지 못했는데 우리가 묵는 호텔이며 음식들은 생각보다 비쌌다. 마지막 호사라고 늘 생각하며 다니지만 앞으로 얼마를 쓸수있는지 감이 안오니까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와이프가 가계부를 열심히 적어왔지만 가계부만 봐서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뚝딱뚜딱 엑셀수식을 만들어 우리가 가진 총 예산에서 지금까지 쓴 비용을 빼고 남은 날을 산술적으로 나눠서 하루에 쓸수있는 돈을 계산해봤다.

대략 11만원! 헐퀴! USD로 100불정도다. 2명이서 하루에 100불로 숙식과 교통비 모든 생활비까지 다 해결해야한다. 충격이다! 이제 여행시작한지 열흘밖에 안됐는데,.. 물론 우리가 처음 들고온 예산이 얼마 안된다는걸 알았지만 이렇게 빠듯할수가.. ㅎㅎ 정신차리고 절약 해야겠다. 필요하다면 글이라도 써서 돈을 벌어야할 판이다.

엑셀 수식을 이용해 예산 정리하기

가계부를 쓰면 확실히 현금 흐름을 볼수있어 좋다. 우리는 구글 스프레스시트를 이용한다. 엑셀을 이용해도 되지만 일단 와이프와 같이 공유해야하기 때문에 웹상에 쓰고 나중에 인터넷이 안되는 쿠바로 넘어갈때 엑셀로 변환해서 오프라인으로 쓰다가 다시 웹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일단 시트(Sheet)는 총 4장 정도로 나눴다.

  • 통계: 예산과 지출기록을 응용해 각종 통계를 뽑을수있도록 수식을 모두 모아 둔다.
  • 교통비: 큰지출을 쓰게 되는 국가간 이동만 적었다.
  • 숙박비: 모든 숙박비를 기록
  • 생활비: 식비부터 시내교통비 유흥비 각종 기념품등 남은 기록들을 다 적는다.

화폐 별로 환산하기

일단 모든 금액은 실제 지출된 화폐로 기록했다. 그래서 현재는 달러, 페소, 원등 다양한 화폐단위가 공존한다. 그래서 이 화폐를 원화로 통일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3개의 기본 컬럼을 두고 정리했다.

    A         |  B  |  C  |   D     |
1  날짜        | 비용 | 화폐 | 원화금액 |
2  YYYY-MM-DD | 20  | 달러 | =IF(EXACT(C2,"달러"), B2*1160, IF(EXACT(C2,"페소"), B2*70, B2)) |

사용된 수식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IF와 EXACT를 이용해 화폐가 달러인지 페소인지에 따라서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기록한다. 물론 나중에 다른나라 화폐를 쓰게된다면 요 수식이 좀더 복잡해질것이다.

다른 시트에 있는 셀을 더하기

앞에서 환산된 금액을 시트별로 합산하기 위해 시트별 합산 수식이 필요하다. 일단 현재까지 기록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100셀 까지만 합산하면 아래와 같이 쓸수있다.

시트별 합산 수식 SUM(‘시트이름’!합산할컬럼의 시작셀:합산할 컬럼의 마지막셀)

교통비 총합 | =SUM('교통비(국가간이동)'!B2:B100)
숙박비 총합 | =SUM('숙박'!D2:D100)
생활비 총합 | =SUM('생활비'!D2:D100)

남은 일수를 뽑아서 하루 생활비 구하기

하루 생활비 구하려면 총 예산에서 사용한 예산을 뺀 남은 예산과 남은 여행일수를 뽑아내야한다.

남은 여행 일수 구하기 DAYS360(TODAY(),”YYYY-MM-DD”)

이렇게 대략 11만원이라는 예산은 산술적으로 남은 일수로 나눈것에 불과하다. 보다 정확하게 하려면 현지 물가나 환율을 적용해야하지만 이것만으로도 하루하루 아껴써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수있다. 기록이 좀더 쌓이면 여행국가별 평균 지출 금액도 뽑아볼 참이다.

세계여행 Day10, 치첸이사 호갱투어

인터내셔널 호갱

이틀전, 센트로에서 호텔존으로 넘어오기 직전 와이프가 비타민을 사야겠다며 비타민을 사다가 그 가게 안에서 여행사 직원인 호르케 아저씨의 호객행위에 졸지에 호갱(?)이 되어 투어를 예약했다. ㅋㅋ 스스로 호갱이 되면서도 나름 머리속으로는 괜찮은데? 괜찮은 조건인데? 이랬던거 같다. 몇일전 블로그 검색을 하다가 어떤 분이 치첸이사까지 당일치기로 렌트해서 다녀왔다는 후기를 읽었던 탓에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옳타커니 했다. 칸쿤에서 치첸이사까지는 약 200km정도 떨어져 있는 상당히 먼거리다. Rome2rio(목적지까지 가는 모든 교통수단을 검색해준다)라는 앱으로 검색해보니까 택시로는 USD 55달러가 넘고, ADO 버스를 타도 교통비만 왕복 USD 36달러가 넘는 구간이다. 교통비에 밥값과 치첸이사 입장료 그리고 수영을 할수있는 세노테(Cenote) 입장료까지 인당 USD 80달러에 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한국에서 온 커플이 한쌍 더 있는데 만약 같이 오면 깍아줄수있냐? 했더니 그럼 그친구들이 데리고 오든 안오든 관계 없이 인당 65달러에 해주겠단다. 오호! 땡잡았다. 싶어서 바로 현장에서 호갱이 됐는데… 이런 호르르르르르라기~ 생퀴~~ 방금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우연히 찾았는데 USD 51 달러다!! 헐퀴~! 호르케 이생퀴!

호갱이 되지말자 #1

젠장 이런 글을 쓰려고 한게 아닌데 오늘은 나의 호갱기를 쓰게 될것 같다. 그래도 나름 현장에선 선방했다. 치첸이사 투어는 여러 에이젼시에서 호갱들을 모집하고 그렇게 모집된 호갱들을 호텔존 중앙쯤에 있는 Plaza de 어쩌고하는 아울렛이었는데 이름은 까먹었다. 각 호텔에서 작은 승합차에 호갱들을 태우고 모두 이곳에 집결시켜놓는다. 체크인을 위해서다. 하지만 체크인 동안에도 호객행위는 여전하다. 일부러 아울렛에서 집결시키는 것부터 냄새가 좀 났는데,.. 그래도 그만한 장소는 없으니까 그렇타치고 이 투어에 음료가 무제한 제공되는 Plus 옵션이 있다. 인당 USD 15달러 인데, Plus 옵션을 사면 바로 plus 스티커를 붙여주고 무제한 음료를 제공하는 좀더 고급 버스에 바로 태운다. 하지만 인당 15달러 무제한 음료? 과연 몇잔이나 마실까 싶은데.. 모르겠다. USD 15달러면 이곳에서도 꾀나 큰돈이다. 그냥 그 아울렛에서 물이나 음료를 미리 사두는게 좋겠다. 가는동안 좀 미지근해지겠지만 그럼 뭐 어떠랴~ 호갱보다는 낫다.

호갱이 되지말자 #2

여튼 투어가 시작됐다. 호르케 이생퀴 말로는 수영을 2번 할수있다고 뻥쳤는데 실제로는 한번만 진행된다. 아이폰만 빠트리지 않었다면 전화걸어 쌍욕을 해주고 싶다. You’re fucking bullshit! 어쨌든 버스를 타고 2시간 반을 달려야하는 거리이기 때문에 가이드 아저씨의 호객행위를 눈뜨고 들어야한다. 영어로 쏼라 쏼라~ 마이 아미고~ 마야 캘린더 어쩌구 저쩌구 내가볼땐 그냥 부적이다. 아이고 됐꼬요. 그 마야 캘린더도 장당 25달러다. 헐퀴 종이한장에 2만원이 넘는다. 솔직히 한장 살까하다가 사실 우리가 오늘 돈을 별루 안쓸꺼란 생각에 돈을 많이 안들고 와서 살돈도 없었다.

호갱이 되지말지어다! #3

1시간 반쯤 달려오면 바야돌리드라는 곳에 잠깐 내리는데 내리기전에 마야 사람이라고 한 놈을 소개시켜준다. 얼굴은 똥글똥글한게 생긴데 순박하게 생겨서 정말 마야사람이다. 그리고 이사람이 내릴때 사진을 한장씩 찍어준단다. 여튼 와이프와 나는 간격을 두고 내렸는데 사진 찍히면 돈을 내야한다며 와이프가 날 끌어 당겼다. 그래서 우린 간신히 피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진기로 찍은것도 아니고 그친구가 가지고 있는 사진기로 찍은거라서 나중에 사진을 액자에 담아서 팔려나 싶었다. 여튼 우리는 다행히 사진을 찍지 않았다. 만약 마실 물이나 음료를 미리 사두지 않았다면 짧은 15분간의 휴식기간동안 재빨리 가게에 들어가 음료를 사들고 와야한다. 안그럼 이 호갱투어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호갱이 되지말지어다 #4

아직 치첸이사에 도착전이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점심시간이다. 우리는 서쪽으로만 쭉 달려왔기때문에 그사이 시차가 1시간이나 벌어졌다. 1시간을 달리는 동안 차창밖으로 볼수있는게 나무 밖에 없는 다소 황당한 풍경이 이어진다. 개발되지 않는 땅, 정글이 여전히 많은 멕시코다. 사색과 낮이 공존하는 시간대인 점심시간 투어에 포함되어 있다던 점심뷔페를 먹을 시간이다. 특이하게 이곳은 기념품 가게가 옆에 붙어있고, 식당 안에서 마야인들로 추정되는 댄서들이 밥먹는동안 팁을 달라며 춤을 춘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음료는 투어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음료를 시켜야한다. 물론 돈내기 싫으면 음료를 안 시켜도 된다. 물론 나는 아무 것도 안 시켰다. 아까 사둔 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물을 차에 두고 내려왔다. 젠장. 우리는 물없이 밥을 먹었다. 하지만 괜찮다. 물을 대신할수있는 수박과 멜론을 좀 많이 먹었다. ㅋㅋㅋ

호갱이 되면 안돼! #5

이제야 진짜 치첸이사로 가는거 같다. 가는중에 순진하게 생겼던 그 마야가 자기네 전통주라며 술을 한잔씩이 아니라 한모금씩 나눠준다. 지금 마시지말란다. 그리고 다 따라주고 건배하자며 마야 말로 건배사를 가르쳐준다. 됐다. 그런거 모르고 그냥 마셨다. 맛은 있다. 목이 타들어간다. 그리고 다 타들어갈때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한병만 사줘~ 20불이야. 그 마야 캘린더라는 종이 한장이 25불인데 20불이면 이건 뭐 양호하다. 하지만 우린 돈이 없다. 사고 싶어도 못산다. 그래서 앞으로 넘어오는 300ml 양주병을 다 뒤로 넘겼는데,. 얼래? 이 병마다 아까 버스에서 내릴때 이 친구가 찍었던 사람들 사진이 다 붙어있는게 아닝가!! 헐퀴!! 이런식의 장사라면 금방 부자 되겠다. 이건 좀 도가 지나치지 싶은데,.. 에헤~

호갱이 되면 안돼! #6

치첸이사라는 마야 유적지는 진짜 여행을 온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주 불국사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건물들은 모두 어마어마했다. 페루의 잉카문명 마추피추를 본다면 또 얼마나 어마어마할까? 여튼 투어는 영어로 진행됐기 때문에 집중해서 듣느라 힘들었다. 날씨도 너무 더워서 반도 제대로 못들은거 같다. 여튼 치첸이사에 대한 마야문명 설명은 다른 가이드가 진행했다. 무슨 투어에 가이드가 이렇게 많은지.. 난 호르케 이생퀴가 그날 다 설명해주는줄 알았다. 이생퀴! 정말… 여튼 치첸이사 투어는 나름 괜찮았다. 그리고 투어 말미 가이드가 들고있는 치첸이사의 건물 도록이 수록된 지도를 팁대신 팔고 있다. 가격은 없고 팁을 주면 준단다. 저거 하나 사고 싶었는데 젠장 경제권이 나에게 없다. ㅋㅋ 와이프가 모든 돈을 쥐고 있는데,.. 가방에 넣어뒀기때문에 꺼내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서 결국 그 아저씨는 멀어지고 사지 못했다. 한편으로 안 사길 잘했다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갱이 된다! #7

치첸이사에는 Cenote라는 희안한 곳이 있는데 싱크홀 밑에 웅덩이가 있어서 거기서 수영을 할수있다. 근데 입장료는 투어에 포함되어 있지만 옷을 갈아 입고 가방을 보관하는 롹커와 구명조끼는 돈을 내야한다. 수영에 자신있다면 구명조끼는 필요없다. 하지만 난 구명조끼가 필요했다. 그리고 몰랐는데 물 웅덩이가 있는 지하로 지하로 내려가다보니 사람들이 죄다 롹커에 가방을 안넣고 가방과 수건을 다 들고 들어왔더라.. ㅎㅎ 어쨌꺼나 더워서 몸이 땀범벅이라 수영은 참 좋았다. 이제 씻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이제 이 투어가 끝난것이다! 올레~!!

하지만, 이 투어는 호갱투어기 때문에 마지막 집에 데려다주면 팀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팁을 요구한다. 멍미,.. 눈치껏 애들이 얼마를 내는지 봤더니 고급호텔에 먼저 내리는 그 커플이 50페소씩 100페소를 손에 쥔걸 봤다. 100페소 해봐야 우리돈 7천원 정도인데, 오늘 호갱투어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호락호락 내어주기 싫다. 그래서 페소도 없을뿐더라 남은 5달러주를 다 주기로 손에 쥐었다가 2달러만 주고 버스에서 내렸다. 이것으로 오늘 호갱투어가 드디어 끝났다. 마야문명은 공부를 좀해야겠다라는 생각만 들었고, 수영은 좋았다. 차가 있다면 그냥 한국 사람들끼리 뭉쳐서 렌트로 다녀오는게 좋겠다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