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글쓰기 그리고 결혼식

유럽여행 다녀온지 벌써 한달째..

블로그에 당췌 글하나 올리기가 만만치 않은 시절이 되어 버렸다.
나 정말 유럽여행 다녀온거 맞긴한건지..
벌써부터 생생한 기억이 아니라 아련한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만간 사진을 정리해야하는데..
이탈리아에서 찍은 사진은 여전히 사진기속에 고이 잠들어있다.
여하튼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업무복귀..
너무 빡빡하게 일정을 세운건 아닌지,
일요일날 귀국해서 바로 다음날 출근이라는 살인적인 일정
그래..그거 다 내가 짠거야.. 아하하하
1주일간 시차적응과 업무적응에 고생하고..
2주차부터는 쌓여있는 업무처리…
3주차부터는 글쓰기에 전념..
정말 연말이나 내년초에 내이름 석자가 붙은 책이 나올수나 있을까 싶다.
약속했던 1차 원고 마감은 오늘인데,.. 난 아직도 쓰고 있다. 제기랄..
주말내내 또 써야지 싶다.
글욕심은 끝이 없어서,.. 한없이 글이 산으로 가다가 다시 뭉개고.. 다시 쓰길 반복하고..
도대체 니들이 원하는게 뭐야? 라고 묻고 싶을정도다.. ㅇㅎㅎ
그럼 난 그것만 쓰면 되는데.. 당췌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모르니까..
더욱더 쓰기 어렵네.
여기저기에서 결혼소식이 들려온다.
내일은 2건의 결혼식.. 외사촌형과 이수결혼식…
왜하필 이수는 결혼식을 저녁 6시에 하냐고요.. ㅇㅎㅎ
다음달에도 예정된 커플만 다섯커플…
미치겠네.. 주가도 폭락했는데.. 축의금에 적자 나겠다. ㅇㅎㅎ

쉽게 씌어진 시와 쉽게 씌어진 글..

지금 우리는 얼마나 쉽게 글을 쓸수 있는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 글에 얼마나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을까?
요즘 미투질을 많이 하게 되면서,.. 블로그 포스팅이 점점 뜸해진다.
좋은 글을 쓰려면 그만큼 오랜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반면,..
미투데이는 너무 쉽게 글이 씌어진다..
그래서 미투쥘이라고 하는거겠지..
한통의 연애편지를 쓰는  것처럼, 애착가는 글들이..
점점 내 블로그에서 사라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내 블로그에 비공개 포스팅이 몇십개 되는데..
사실은 그게다 부치지 못한 연애 편지라면…
믿으실랑가? ㅋㅋㅋ

쉽게 씌어진 시(時)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